작가를 꿈꾸는 역무원의 세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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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겨울. 그리고 나는 역무원 꿈꾸는 역무원


2014년 12월 29일.

겨울이 항상 그렇듯,
올해 겨울은 나에게 유독 추웠다.

나는 직업이 없었다.
멀쩡히 잘 다니던 그럴싸한 대기업을 때려치고 나온지 1년 반이 되었다.
나 정도 되는 사람은 취업도 금방 보란듯이 할 줄 알았는데,
나는 너무 오만했다.

그리고 나는 아팠다.
올해 9월에 당뇨 판정을 받았다.
운동을 안했는데, 먹는건 꾸역꾸역 식도로 밀어넣는데도,
살이 10키로가 빠졌다.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직업도 없고 몸도 아프고, 언제 취직될 지도 모른데 나이는 동갑인 네가
무슨 죄가 있다고 나같은 놈을 기다리니.

우울하기 이를데 없는 유독 추운 겨울이었다.
나는 내가 마치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끊임없이 우울을 곱씹으며, 내년이면 31살 백수인데...
부모님에겐? 친구들에겐? 면목이 없었다. 무엇보다 내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

만일 서류를 넘고, 전공시험과 인적성 시험을 넘고, 면접을 넘는다 해도,
건강검진은 합격할 수 있을까?
내가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조차도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1년 반의 백수생활을 마쳤다.
운이 좋게도. 눈물나게 운이 좋게도.

나는 역무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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